토요일 아침의 시작
토요일 아침 여자는 어딘가 나갈 채비라도 하듯 분주하다. 여자의 이름은 희수(전도연). 희수는 화장도 한껏 짙게 그리고 뭔가의 마음가짐이라도 하듯 집을 나선다. 그리고 희수가 도착한 곳은 바로 경마장. 희수는 1년 전 헤어진 남자친구 병운(하정우)을 찾아왔고 그 이유는 당시 병운에게 빌려준 돈 350만 원을 받아내기 위해서다. 병운은 아침부터 경마장에서 친구들에게 경마 조언을 해주고 있었고 그런 병운 희수가 불현듯 앞에 나타나선 다짜고짜 얘길 한다. "돈 갚아. 350만 원 꿔간 거"라고. 병운은 희수를 잘 달래서 조만간 갚겠다며 돌려보내려고 하지만 희수는 오늘 그 돈을 받지 않으면 돌아가지 않을 태세다. 병운은 희수의 마음을 알아차렸는지 오늘 안에 갚겠다고 한다. 그러면서 자기와 같이 어딜 가자고 하면서 영화 "멋진 하루"의 진짜 하루가 시작된다. 병우는 돈이 많은 사업가 사모님, 술 집에 나가는 후배, 대학 시절 승마부 후배, 오토바이 타는 사촌, 그리고 스키 강사로 일할 때 만난 제자부터 정말 다양한 사람들을 하루동안 이 사람들을 만나면서 희수에게 많고 적은 돈들을 조금씩 갚기 시작한다. 처음 희수는 자신에게 빚을 갚기 위해 다른 사람들에게 또 다른 빚을 지는 모습을 보며 한심하고 실망스러운 눈치였다. 하지만 병운에게 돈을 빌러 주는 사람들 모두 병운에게 호의적인 모습을 보며 조금씩 그녀의 마음도 어떤 변화가 생기는 듯하다.
별안간 로드무비
이렇게 병운과 희수의 로드무비 "멋진 하루"는 시작된다. 병운은 희수의 돈을 갚기 위해 처음 찾아간 사람은 사업하는 사모님이다. 그녀가 골프를 치고 있는 곳에 찾아가선 골프 자세에 대한 자신만의 조언을 해주고 사모님은 자신의 강사와 똑같은 조언을 한다며 병운을 더 신뢰하는 듯하다. 그러면서 병운은 자신이 아닌 희수 핑계로 미리 얘기라도 해놓은 듯 사모님에게 백만 원을 빌리곤 희수에게 바로 갚는다. 두 번째로 찾아간 사람은 병운의 동창생. 동창생은 마트에서 일하며 홀로 아이를 키우는 싱글맘이다. 병운은 이번에도 너스레를 털며 돈을 빌리려고 하지만 동창생은 사정이 어려운지 돈을 빌리진 못한다. 세 번째로 찾아간 곳은 술집에서 일하는 후배 세미. 세미의 집을 찾아간 병운과 희수는 세미가 씻고 있던 터라 30분 뒤에 다시 오라는 말에 말걸음을 돌려 점심을 먹으러 간다. 점심을 먹으러 가기 전 병운은 자주 가던 곳이 있다며 찾아가지만 식당은 문을 닫았고 희수는 짜증을 낸다. 결국 둘은 햄버거 가게에서 대충 점심을 때우기로 했는데 희수가 잠시 화장실 다녀오고 자리를 비운 사이 병운은 네 번째 인물을 만나고 있었다. 네 번째로 만난 인물은 스키강사 시절 알던 후배였고 이 후배에게 10만 원을 빌리고 희수에게 또 바로 돈을 갚는다. 다시 세미를 만난 두 사람은 희수와 세미 사이에 약간의 신경전을 벌이지만 병운은 무릎이라도 꿇으면서 석고대죄하고 결국 세미에게도 돈을 빌린다.
동행하며 느낀 정말 멋진 하루
세미를 보고 난 후 1층에서 대학 후배 부부를 만나는 병운. 후배 홍주의 남편은 다짜고짜 차나 한잔하자며 카페로 데려가는데, 갑자기 술을 시키고 원샷하더니 자기 와이프랑 대학생 때 무슨 사이였냐고 묻는다. 대학 후배를 만나서도 우여곡절 끝에 희수의 돈을 갚는다. 희수는 이제 됐다며 그만하려 하지만 병운은 오늘 안에 꼭 다 주겠다며 붙잡는다. 이후에 또 만난 사람은 병운의 사촌으로 오토바이를 따라 이동하게 이곳에서 희수는 병운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 듣는다. 알고 보니 병운 사업도 망하고 와이프랑도 이혼한 것. 이런 얘길 듣는 와중에도 넉살 좋게 사촌에게 얘길 하고 희수에게 돈을 준다. 그리고 다시 몇 명의 지안을 만나 희수에게 돈을 주고 이로서 희수는 오늘의 목적을 달성했다. 희수는 병운을 가까운 역에 태워서 내려주고 이때 병운은 저녁이라도 같이 하자며 제안하지만 희수는 거절한다. 그리고 매몰차게 차를 출발한 희수는 백미러로 병운을 보고선 다시 출발하면서 살짝 미소 짓는다. 희수가 미소 지었던 이유는 아마도 자신의 옛 연인 병운이 처음엔 지질해 보였지만 하루종일 돈을 받으러 같이 다니면서 느꼈던 건 자신의 옛 연인이었던 병운이 자기가 생각했던 것보다 나은 사람이라는 걸 보았기 때문 아닐까. 영화는 그렇게 두 사람이 다시 재회하지 않고 끝이 나지만 영화의 제목처럼 희수에겐 잊지 못할 "멋진 하루"가 되었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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